펜션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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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지금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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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에게는 지병이 있었다. 분리불안증. 다은과 장시간 떨어져 있으면 마음이 불안했고. 더 스타토토사이트 손이 떨리고 두통이 일었다.
이 병증은 다은의 도피 때문에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니 다은에게 롤토토사이트 책임이 있었다.
“매니큐어는 바르지 마.”
“으응.”
소파에 누워 있는데 유나와 은호가 다가와 아빠를 괴롭혔다. 유나는 아빠의 손톱에 분홍색 매니큐어를 발라 주었고 은호는 아빠의 다리에 테이프를 붙였다. 둘 다 가혹하긴 마찬가지였다.
“바르지 말라니까.”
“알겠다니까.”
그러면서도 유나는 매니큐어 칠은 멈추지 않았다.
“우리 딸, 꿈이 뭐야?”
“네일 아트샵 사장님의 제일 친한 친구.”
“……그렇구나. 나중에 친구 일도 도우려고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구나.”
“아빠, 움직이지 마. 큰일 나.”
심각한 딸의 목소리에 유권 역시 덩달아 심각해졌다.
“은호는 꿈이 뭘까.”
“엄마.”
“응?”
“엄마.”
“아, 엄마가 꿈이라고. 편견 없네.”
우리 애들은 다 왜 이럴까.
생각하던 찰나 은호가 유권에 다리에 붙어 있던 테이프를 떼 버렸다.
“악!”
갑작스럽게 찾아온 통증에 유권은 짧고 굵게 비명을 내질렀다. 힘이 좋은 건지 순발력이 좋은 건지.
“아빠, 예뻐졌다. 히히.”
“우리 은호는 왁싱샵 사장 친구 하면 되겠다.”
“난 엄마.”
“그래, 엄마 한다고. 알았어.”
고통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유권은 눈물을 삼키며 다시금 다은에게 전화했다. 당장 옆에 없으니 목소리라도 듣고 싶었다.
―어, 왜.
“언제 와?”
―오늘 안에는 갈 거야.
다은은 엄청 귀찮다는 듯 전화를 끊었다.
또 전화했다가는 잔소리 예약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기도 싫다.
잠시 고민하던 유권은 은호를 안은 채 유나의 손을 잡고 정우의 집에 갔다.
마침 희주도 다은을 만나고 있었기에 정우는 혼자 아이들을 보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날 바로 세민과 유나는 재결합했다. 이제 유권은 더 이상 과몰입하지 않기로 했다. 정우와 유권은 좀비처럼 기역 자로 소파에 누워 TV를 보았다.
유나는 매니큐어를 챙겨 와 이번에는 정우의 손톱에 발라 주었다. 정우는 광합성하는 살찐 고양이처럼 평온한 얼굴이었다.
“유나가 벌써 그라데이션을 배웠네. 유나 네일 아트샵, 사장할 거야?”
“아빠가 말해 줘.”
더 말하기도 귀찮다는 듯 유권에게 토스하고 유나는 매니큐어 칠하는 것에 열중했다.
“네일 아트샵 사장님의 친구 한대.”
“제일 친한.”
유권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유나가 슬며시 덧붙였다.
“아빠들은 다 이렇게 사는 걸까?”
유권이 무력한 목소리로 물었다.
“네. 애들도 다 이러고 살겠죠?”
유권은 세 아이를 바라보았다.
요즘 유나는 분홍색이 아니면 몸에 걸치지 않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분홍색, 심지어 팬티까지 분홍색이었다.
누나가 그러니까, 누나바라기인 은호도 분홍색으로 도배했다. 거실 소파도 식탁도, 침대도 분홍색이었다.
제 침대만 바꾸니까 어울리지 않는다며 부모의 침대도 분홍색으로 바꾸자고 매일 생떼를 부려 결국 바꾸게 되었다.
“분홍색이 그렇게 좋을까.”
유권이 한숨 섞인 말을 중얼거렸다.
“저는 유나랑 은호까지는 이해가 되거든요?”
“응.”
“근데 세민이까지 이럴 필요가 있었을까요?”
“커플룩.”
정우의 말에 유나가 대답했다. 세민의 옷들도 전부 분홍색이었다.
“유나는 아빠를 닮았을 거야. 그렇지?”
“이모부 미워! 왜 그렇게 말해?”
유나가 당장 울 것처럼 입술을 씰룩거렸다.
“미안해. 근데 그렇게 잘 삐지는 점까지 아빠를 닮았어.”
급기야 유나가 울음을 터뜨렸다.
“차유나.”
엉엉 울던 유나가 유권의 목소리에 슬쩍 옆을 보았다. 대체로 상냥한 아빠가 유일하게 무서울 때가 있었다. 그건 바로 차유나, 라고 성까지 붙여 부를 때였다.
훌쩍이던 유나가 갑자기 바른 자세로 앉아 눈물을 닦았다.
“아빠 닮은 게 그렇게 싫어?”
“……아빠는.”
“아빠는 뭐, 울지 말고 똑바로 말해.”
“아빠는 분홍색 안 어울리잖아!”
겨우 그거 때문에……?
아기 때는 아빠만 찾고, 아빠한테만 안아 달라고 했던 떼쟁이가 언제 이렇게 커서 아빠를 서운하게 하는 걸까.
육아 휴직을 하고, 아기 띠를 매고 회의하던 그때가 생각나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날 연속으로 똥 기저귀를 두 번이나 갈아 줬었는데.
이래서 자식 키워 봤자 아무 소용 없다고 하는 걸까.
“아빠, 상처받았어. 이 일, 평생 기억한다.”
“잘못은 했어요.”
잘못은 했어요, 라니. 어쩐지 사과받아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눈물이 대롱대롱 매달린 천사 같은 눈망울은 사랑스러웠다.
“형, 아이들이랑 논리적으로 싸우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들에게는 자기들만의 논리가 있고, 그걸 깨부수면…….”
“울지.”
유권이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아직도 훌쩍거리는 유나를 데려와 안았다. 이제 제법 묵직했다.
“치킨 시켰어요. 두 마리.”
“잘했어.”
정우가 은밀히 속삭였다.
유나와 은호는 요즘 치킨에 환장했다.
다은은 아이들이 자꾸 밥을 안 먹는다며, 치킨 좀 그만 시켜 주라고 했지만, 아이들이 소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치킨을 사 달라고 하면 안 사 주려야 안 사 줄 수가 없었다.
.
.
.
희주와 다은이 술을 마시는 동안 유권과 정우는 콜라와 치킨을 먹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엄마한테는 비밀이야.”
유권이 유나에게 입단속을 시켰다. 어차피 은호는 말수가 적어서 상관없었고 유나만 조심하면 된다.
“응! 어, 엄마 전화 왔다.”
다은에게 전화 왔다는 말에 유권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나? 치킨이랑 콜라 먹고 있는데. 응. 응. 알았어. 아빠, 롤배팅 바꾸래.”
비밀을 7초 만에 발설한다고?
유권이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애들 치킨 시켜 줬네?
낮게 가라앉은 다은의 목소리에 유권의 이마에서 식은땀 롤베팅 방울이 떨어졌다.
“내가 아니고 김정우가 시켰어. 공희주한테 꼭 전해. 김정우가 치킨 시켰다고, 콜라랑.”
정우가 입을 떡 벌린 채 배신자의 멀끔한 얼굴을 보았다.
―응. 나 지금 가려고.
“응, 지금 온다고? 그럼 애들 두고 나만 갈까?”
전화를 끊은 유권이 일어서자 정우가 스타베팅 옷자락을 잡았다.
“이렇게 애들만 두고 가신다고?”
“다음에 나한테 맡기고 놀러 가.”
“약속하셨습니다? 예?”
정우가 얼른 유권의 새끼손가락에 롤드컵토토 손가락을 얽었다.
***
마침 단지를 걸어오던 다은과 밖으로 나가던 유권이 마주쳤다. 롤토토 단숨에 달려와 유권에게 안겼다. 초봄을 스타토토 향기가 코끝에 스며들었다.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걷던 중 다은이 쿡쿡, 웃었다. 유권의 분홍색 손톱 때문이었다.
“손이 왜 이래? 유나가 했어?”
“응, 네일 아트샵 사장님의 제일 친한 친구가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우리 유나가.”
그게 뭐냐며 다은이 웃음을 터뜨렸다.
불안감이 해소되는 웃음소리였다.
“재밌게 놀았어?”
“아니, 여보랑 노는 게 훨씬 재밌어.”
다은이 태연한 얼굴로 거짓말했다. 막상 친구들이랑 만나면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신나게 놀면서.
“애들은?”
“오늘 정우네 집에서 잘 거야.”
“정말……?”
다은이 스르르 손을 빼려 하자 유권이 꽉 잡아채고는 걸음을 빨리했다.
집에 도착한 후 다은은 빠르게 씻고 소파에 누웠다.
“애들 없을 때는 드라마 정주행이지.”
테이블에는 감자 칩과 맥주를 세팅해 놓았다.
“그건 애들 있을 때 봐도 돼.”
마침 씻고 나온 유권이 다은을 안아 침실로 뛰어갔다.
오늘따라 마음이 급한 유권이 다은의 잠옷 단추를 빠르게 풀고는 제 옷을 벗어 던졌다.
깊게 입술이 맞물렸다.
처음 제 품 안으로 뛰어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기분 좋은 향이 유권의 콧속에 스며들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지. 떨리고 설레고, 벅차도록 행복하겠지.
부드러운 살결을 맛보듯 입을 맞추고 빨아 당겼다.
몸을 붙이고 키스를 이어 가려는데 멀리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애들이 온 것이다.
두 사람은 빠르게 옷을 입고 태연한 척 거실로 나갔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이런 상황은 이제 익숙했다.
“왜 벌써 왔어?”
“졸려.”
유나가 눈을 비비며 말했다.
“은호, 쉬야 마려워.”
아이들을 데려다준 정우를 보내고 유권은 은호를 안아 화장실로 데려갔고, 다은은 유나의 입에 치약 묻은 칫솔을 물려 주었다.
유나를 방에 재우고 유권과 다은은 빠르게 침실로 돌아갔다. 아직 못 끝낸 일을 위해.
이게 바로 부부의 팀워크인가. 완벽한 역할 분담에 감탄한 두 사람은 진하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드디어 침실에 들어와 입을 맞추는 순간.
“헤헤.”
침대 가운데에 누워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은호와 눈이 마주쳤다. 분명 방에 재우고 나왔는데, 어느 순간에 온 건가 싶어 다은과 유권은 당황했다.
“허. 아무래도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다.”
다은의 입에서 헛웃음이 터졌다.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은호를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누웠다.
둘만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아쉽지만, 이런 일상도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유권의 생각은 다른 듯했다. 금세 잠든 은호를 조심스럽게 안아 방에 데려다 놓고는 다시 다은에게 다가왔다.
다은의 뺨을 손으로 감싸 쥔 채 입술을 맞댔다. 부드럽게 맞물리는 입술 틈으로 달콤한 숨결이 느껴졌다. 맛을 못 느꼈을 때도 다은만큼은 지독히 달았다.
중독성이 깊은 단맛에 유권은 헤어 나올 수 없었다.
키스를 받아 내던 다은이 돌연 유권의 어깨를 밀고는 침대에 눕혔다.
그러고는 천천히 그 위를 점령했다.
몸을 낮춰 입술을 비비고 간질이듯 키스했다.
다은이 살짝만 움직여도 유권은 참기 힘들다는 얼굴을 했다.
“사랑해.”
달콤한 속삭임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다은이 먼저 얘기한 건 처음이었다.
유권의 이마, 코, 입술, 차례대로 입을 맞췄다. 그녀의 입술은 부드럽고 촉촉해서 계속 머금고 싶었다.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유권이 다은을 잡고 위치를 바꾸었다. 묵직한 무게감에 다은은 미약한 신음을 냈다.
꽃향기처럼 달콤한 봄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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