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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달리 입니다 감사합니다...진짜로 좋네요 

숨 막히는 분위기는 스타토토사이트 일방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긴 했지만.

이안은 맞은편 롤토토사이트 뚱한 얼굴로 앉아 있는 데르케디온을 바라봤다.

세월이 흘러도 롤베팅 여전했다.


‘데르케디온 롤배팅 단둘이 있는 건 오랜만이네.’

이안과 썩 스타베팅 사이가 아님에도, 데온이 응접실에 남은 이유가 있었다.

로드윅 롤드컵토토 찾아온 손님, 게르웨르 공작의 응대. 정확히 말하자면 감시 겸-.


“오빠는 롤토토 심심할 테니까 같이 놀아줄래?”

　
여동생의 스타토토 들어주는 중이었다.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공작.”

“네.”

홀덤사이트 부름에 온라인홀덤 대답했다.

한쪽은 공작, 한쪽은 공자. 누가 들으면 이래도 되나 싶겠지만, 이쪽이 이들에게는 자연스러웠다.

능력자들이라는 유대감을 가진 공작 가문들끼리는 좀 더 편한 사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데온이 신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위인이라는 게 가장 크게 작용하긴 했다.

그래도 외부인 앞에서는 신분 차를 칼같이 지키고는 했지만.


“위에 있는 녀석. 약해 보이던데.”

데온의 턱 끝이 살짝 위쪽을 향했다 내려왔다.

리체의 방이 있는 2층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오늘, 로드윅 저택을 방문한 손님은 두 명.

한 명은 게르웨르 공작이고, 다른 한 명은 정체를 숨긴 채 공작의 일행인 척 찾아온 샤온이었다.

그 연유를 찾아보려면 일주일 전쯤으로 돌아가야 했다.


“……제안하신 일. 받아들이겠습니다. 황태자 자리까지도요.”

　
샤온은 자신이 황자라는 것을 밝히겠노라 이안에게 말하고, 이안은 동의를 구해 로벤하프에게 샤온이 숨겨진 황자란 것을 알렸다.


“황제 폐하께서 리체의 데뷔탕트를 망칠 계획을 세우셨는데, 들어보실래요?”

　
로벤하프는 그 길로 공작 가문의 능력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그리고 그 앞에서 황제의 계획을 모조리 늘어놓았다.


“……첩자를 보내 경고하는 편이 좋겠군.”


“됐네. 블레이크. 내가 황제의 입을 데뷔탕트 내내 얼리면 되니까.”


“하, 황제 놈이 선수를 쳐? 이거 원, 로드윅 공작. 차라리 그 자리에서 지크베르트 녀석이랑 자네 딸의 약혼식을-.”


“……세르디야 공작.”


“지크베르트 녀석은 좀 그렇지?”

　
이야기를 들은 세 공작은 분을 터트렸고.


“…….”


“어디 가. 데르케디온.”


“황제 죽이러.”


“나도 같이 가.”

　
데온과 지크베르트는 오랜만에 죽이 맞아 황제 암살을 시도하려고 했다.

로벤하프가 그들을 말렸다.


“원래 생각지도 못한 큰일은 집안 내에서 일어나는 법이죠. 다른 쪽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걸, 굳이 공작 가문들이 나서서 흙탕물을 튀길 필요는 없잖아요?”

　
그 흙탕물이 리체에게 튀는 건 더더욱 사양이고.

로벤하프의 말에 모두가 동의했다.

그렇게 샤온과 이안과 로벤하프를 주축으로 계획이 세워졌고, 샤온은 사전작업을 위해 로드윅 공작가를 찾았다.


“저 약해 보이는 황자가, 내 동생 데뷔탕트를 망치지 않을 것 같아?”

이안에게 묻는 데온의 붉은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샤온이 다음 주에 있을 데뷔탕트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냐는 물음.

게르웨르의 혜안에는 샤온의 성정이 보였을 테니 묻는 것이었다. 하겠다고 말한 것을 끝까지 해내는 인간인지.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샤온 황자는 해낼 겁니다.”

“확률로 따지면.”

“글쎄요. 95퍼센트 정도?”

샤온의 기질로만 보면 100퍼센트라 확신할 수 있겠지만, 모든 상황에는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니.

이안의 말을 들은 데온은 테이블에 놓인 잼 나이프를 집어 한 바퀴 돌렸다.

붉은 눈이 사냥감을 보는 듯이 번뜩였다.


“그러면 남은 5퍼센트에 달렸네.”

“뭐가 달렸는데요?”

“황제 명줄.”

이안은 말없이 미소로 데온의 말을 맞장구쳤다.

정말 데르케디온 선배는 그대로네.

***



‘와.’

리체는 자신의 방 거실 소파에 앉아, 안나의 손에서 황자로 변해가는 샤온을 실시간으로 구경했다.

로드윅 공작 가문의 사람들은 대부분 믿을만했지만.

워낙 극비로 진행되는 일인 탓에, 방에 있는 이들은 리체와 샤온을 제외하고는 안나와 필립, 파이톤스뿐이었다.


[진짜 남자였네?]

‘그러게.’

리체와 파이톤스는 믿기지 않는 듯 대화했다.

며칠 전, 이안에게 샤온이 황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온전히 믿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눈앞에서 보니.


‘정말 황자시네.’

리체는 전신 거울 앞에 서서 안나의 손길을 받는 샤온을 보며 생각했다.

짧아진 흑발과 데온의 옷을 입은 샤온은, 중성적인 느낌이 나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미남으로 변해 있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황녀에게, 이런 모습이 숨겨져 있었다니.

거울 속 샤온은 리체와 눈이 마주치자 쑥스러운지 시선을 피했다.


“다 됐어요!”

안나의 경쾌한 목소리와 함께 샤온이 본래의 모습을 찾았다.

리체가 소파에서 일어나 샤온에게 다가갔다.

몇 주 사이에 키가 커진 샤온의 눈높이가 리체보다 반 뼘 높았다.


“어색하네요.”

꾸밈없이 흘러나오는 목소리. 미성이긴 했으나 틀림없는 남성의 것이었다.


“평생 짧은 머리는 해본 적이 없거든요.”

샤온은 머쓱하게 목덜미를 만지작거렸다. 머리카락이 한 올도 걸리지 않고 느껴지는 살갗이 낯설었다.

리체는 샤온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요? 무척 잘 어울리시는데요.”